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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소짓게만드는최근신작배꼽이 실종이되었네요$ㅡ$
글쓴이 박준종
날짜 2018-01-23
곤충들이 밤에 불빛을 찾는 것은 당연하지만 행여 밤바람이 차져서 내 방으로 찾아든 거라면 베짱이가 가엾다는 생각도 들었다. 고향으로 떠나지 못하고 있는 한 척의 작은 배, 그 '고주일계孤舟一繫'는 두보 자신일 것이다. 55세 때의 작품이라고 한다. 그는 오랜 표랑漂浪 끝에 무산巫山에 들어가 은거하고 있었는데 벌써 폐병과 소갈증으로 신병身病이 깊은 후였다. 고향으로 가는 도중 배 안에서 죽으니 나이 쉰아홉. 나는 지금 새신랑 들러리가 되어 땅 끝으로 가고 있다. 오십을 다 넘겨서 장가드는 친구를 위해 사위와 며느리까지 본 친구들과 남쪽 바닷가로 가고 있다. 강을 옆으로 두고 차들이 길게 늘어섰다. 늘어선 차들에서 삶의 한 단면을 본다. 승용차와 관광버스, 짐을 가득 실은 화물차, 큰 차와 작은 차, 새 차와 오래된 차가 굽이진 인생길처럼 이어져 있다. 필진이 도통 눈에 안 차지만 편자와 얽힌 인연이나 체면 때문에 마지못해 월간지의 정기구독료를 낸다는 사람을 만났다. 그는 잡지가 배달되는 즉시 봉도 안 떼고 쓰레기통에 던진다는 말을 조금 치의 가책 없이 했다. 보잘 것 없는 글 실력으로 툭하면 단행본을 찍어 돌린다며 “ 낯 두꺼운 사람 “ 이라고 표정으로 말하는 이도 있었다. 여행기에 이르면 한층 입이 험해지는 이들 앞에서 얼뜨기가 된 적은 더 많다. 그들은 먼저, TV 로 비디오테이프로 인터넷으로 거기에 전문 서적까지 얼마나 정확하고 친절하냐고 종주먹질해댔고, 그럼에도 아직 여행안내서 수준급의 싱겁디싱거운 여행기를 읽어내라 짓찧어 맡기는 사람이 안쓰럽지 않느냐고 내게 동의를 강요했기 때문이다. 나는 도리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 여행기는 곧 돈 자랑이다 > 대뜸 등치 시켜버리는 단칼질에 비하면 숨 쉴 만했으니까. 슬픈 일이다. 손에 밥은 들려 있건만 그 어머니가 없다. 어머니는 새벽녘에 손수 숯불을 것도 아름답지 못한 노추의 극성이 아닐까. 양보도 하고 단념도 하며 약한 듯, 애처로운 마이어브릭스 성격검사(MBTI)를 토대로 한 성격테스트를 해보니 내 성격은 아주 내향적으로 나왔다. 성격은 외향성과 내향성으로 나누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두 가지가 어느 정도 공존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내 성격은 내향성 쪽으로 완전히 치우쳐져 있었다. 떠들썩한 것이 싫고 어울려 다니는 것이 별로 내키지 않은 이유가 내 환경의 특수성으로 인한 마음의 어둠 때문인 줄로만 이해하고 있었다. 책에 의하면 나는 갈데없는 내향적 인간이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내 마음이 왜 그리 힘들고 갈등에 빠져들곤 했었던 지가 비로소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본성은 내향적인데 내향적 성격은 좋지 않는 것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려서 지낼 수 있는 외향성 쪽으로 끊임없이 바꾸려고 애썼기 때문이었다.
과연 우리 앞 멀지 않은 곳의 모래언덕 위에 하얀 치마자락이 하나 기발처럼 나부끼며 우리가 있는 곳을 향해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꼭 내 옆의 줘마가 어느새 그곳에 달려가 서있는 게 아닌가 하는 착각에 화들짝 놀라 다시 왼쪽을 보니 줘마는 내 손을 꼭 잡은 채 그냥 내 옆에 그대로 앉아 있었다. 우리가 앉은 곳을 향해 달려오는 그 여인의 모습이 이 며칠 그냥 보아온 줘마의 아리따운 몸매만큼이나 내 눈에 너무 익숙한 몸매였고, 줘마와 꼭 같이 흰 치마를 입은 여인이였기 때문이었다. 성인장난감 성인 용품샵 일본성인용품 두 여승은 앳되어 보이는 소녀였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볼그레한 볼, 도톰한 붉은 입술, 크고 선연한 흰자위와 까만 눈동자, 가늘고 긴 목덜미의 뽀얀 살빛, 처녀성이 눈부신 아름다운 용모였다. 배코 친 파란 머리와 헐렁한 잿빛 승복이 나의 속심俗心)을 공연히 안타깝게 할 뿐, 정작 두 여승은 여느 소녀들과 조금도 다를 바 없이 밝게 웃고 새처럼 맑은 목소리로 지저귀고 있었다. 절을 돌아보았다. 조촐한 절이었다. 대웅전 중창 불사로 절 마당이 어질러져 있다. 오래 된 장맛처럼 깊은 절 집의 여운이 울어 나게 고색창연한 대로 놔두지 않고 절 재정이 좀 나아졌다고 참을성 없이 불사를 벌이는 게 아닌지-. 애널 자위 기구 뚝배기는 못생겼어도 침울한 기색이 없다. 어수룩하고 성의 있어 보여서 기탄없이 대할 수 있는 그릇, 따라서 사람을 보고 '뚝배기 보다 장맛'이라고 하는 것은 칭찬이다. 보기와 다르다는 말로서 그 사람을 재인식하고 호감이 갈 때나 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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